불안에 떨며 긴 밤을 보냈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든 밤이 찾아왔다. 나는 내게 왜 이런 어둠이 찾아왔는지 알지 못했지만 아직은 더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가끔은 영원히 이 어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본 찬란한 새벽 빛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빛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눈부신 새벽 빛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불안의 밤을 가르며 어둠에 묻혀있던 대지를 밝히는 순간을 황홀하게 맞이하려면 나는 더 이상 절망하고 있을 수 없다. 


오늘은 내가 이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지구가 태양을 30바퀴 돌고 다시 같은 자리에 왔다. 나는 그동안 수 많은 새벽을 맞이했다. 수백 수천 번의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을 보았지만 나는 기쁘지 않았다. 나는 황홀하지 않았지만 새벽을 맞이했다. 내 앞에 얼마나 많은 새벽이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숨쉬는 한 더 이상 놓치지 않겠다. 30번째 생일에 쓰는 이 글에서 나는 다짐한다. 앞으로 3가지를 하겠다. 


첫째로 운전하는 직업을 갖겠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원치 않아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나는 혼자 일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온전하다. 지금까지 어떤 일도 1년 이상 지속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운전이 편하다. 차를 모는 일이 어느정도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나만의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 직업으로써의 운전은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가능하면 차를 모는 일을 할 것이고 근무 시간은 최소화할 것이다. 


둘째로 몸과 마음을 보살피겠다. 매일 명상과 운동할 시간을 갖겠다. 나는 아직 내 안에 불안과 우울을 뿌리뽑지 못했다. 여러 시도를 해 보았지고 이제 내가 가야할 길은 명상이라 믿고 있다. 이것이 가장 안전하고 근본적인 해결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뇌는 경험에 따라 구조를 바꾸는데, 이를 신경 가소성이라 부른다. 뇌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약을 먹어도 결국 다시 같은 구멍에 빠진다. 명상은 자기 자신을 믿는 일이다. 나는 나를 믿는다.


셋째로 나머지 모든 시간을 그림을 그리고 블로그를 하는 데 쓰겠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주어진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럴 수 있다면 나도 그 길을 가겠지만 나는 다른 길을 가야한다. 누군가는 불평하지 말고 남들 다 하니까 그냥 하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거의 죽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충분히 노력을 해 봤으니, 남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은 없다. 나의 일을 할 때 더 즐겁고 행복한 것을 물론이고 내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다. 온전한 나로서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이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에는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3년 뒤,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면 지금 이 일을 해야 한다. 더디더라도 5년 뒤를 생각하면 해야한다. 돈을 벌 수단은 결국에는 이 일이 되어야 한다. 나는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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